김산해/휴머니스트/2005년 1월 10일/456쪽/28,000원
책소개
이 서적은 처음 기록된 연대를 역사적으로 정확하게 지적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오래 된 것이다. 학자들은 유명한 호메로스(Homeros)의 서사시보다 약 1천 5백 년 정도 앞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그렇지만 고전(古典)을 읽는 마음은 일종의 회귀본능(回歸本能)이라고 생각된다. 원초(原初)의 세계로 달리는 마음은 인류 생존이 시작된 이래 한결같이 인간의 내부 깊은 곳에서 작용하였고, 그것의 표현이 제의(祭儀)요, 신화(神話)인 것이다.
< 길가메시 서사시>는 기원전 3000년경 메소포타미아의 도시 국가 우룩을 다스린 위대한 왕 길가메시의 이야기이다. 그 안에는 인간의 문명에 항거하는 투쟁과 우정, 사랑, 모험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무릇 모든 "이야기"가 다 그렇지만 이 <길가메시 서사시>도 읽는 이의 입장에 따라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것이 "인간"의 이야기이며, 생명, 죽음, 연애, 투쟁 등 궁극적인 문제를 테마로 하여 엮어졌다는 사실, 그리고 아마도 인간 최고(最古)의 기록일지도 모른다는 점에 기인하는 신비스러움이 행간(行間)에 연면히 흐른다는 점이다.
사랑하던 친구의 죽음으로 인한 인간적 한계의 자각과 그로 인해 절망하며 "영원한 생명"을 찾아 광야를 방황하는 인간적 고뇌는 바로 인간의 내면에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비극 그것이다. 몇 개의 에피소드로 나뉘어 전개되는 만남과 연애, 우정, 죽음, 모험의 작품 세계는 바로 우리 인간이 갈망하는 원초적인 신화의 세계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텍스트로는 1960년 펭귄판 고전 문고를 사용했다. N.K.샌다즈 가 영문으로 판독한 이 책은 초판이 나온 이래 계속 중판을 거듭하고 있다.
내용
《길가메시 서사시》는 그리스의 《오디세이아》에 비할 만하다. 주인공 길가메시는 수메르 ·바빌로니아 등 고대 동양 여러 민족 사이에 알려진 전설적 영웅으로, 수메르의 자료에 의하면 우루크 제1왕조 제5대 왕이었으나 뒤에는 전설적인 인물이 되어 부조(浮彫)와 원통(圓筒) ·인장(印章) 등의 미술작품에도 가끔 나타나고 있다. 《길가메시 서사시》는 BC 2000년경에 이룩된 것이라 하는데 각기 시대가 다른 별도의 이야기들을 한 사람의 인물인 길가메시에 통일시킨 것이다.
오늘날에는 주로 BC 7세기 니네베의 아슈르바니팔 왕궁 서고(書庫)에서 출토된, 12개의 점토서판(粘土書板)이 그 전거(典據)가 되는데, 1862년에 영국의 조지 스미스가 이 서판의 내용을 공표함으로써 전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여기서는 길가메시는 반신반인(半神半人)의 영웅으로 폭군이 되어 있다. 여신 아루루가 괴물 엔키두를 보냈지만 두 사람은 싸움 끝에 친구가 된다. 두 사람은 숲속의 괴물 훔바바를 치러 함께 떠나 이를 무찌른다. 다음에 엔키두는 하늘의 황소까지 죽여 버리는데 그 죄과로 하늘로부터 죽음의 벌을 받는다. 친구의 죽음을 애통해하며 길가메시는 죽지 않는 비결을 찾아 헤맨다.
드디어 멀리 성자(聖者)의 섬에 사는 우트나피시팀(바빌로니아의 노아)을 만난다. 이곳에서 우트나피시팀은 옛날 신이 일으켰던 대홍수(구약성서 중 노아의 대홍수에 해당한다)의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그도 죽지 않는 비결은 알지 못하고 다만 불로초를 바다에서 캐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길가메시는 이 풀을 캐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잠시 쉬고 있는 사이 뱀이 이 불로초를 먹어 버려 빈손으로 슬픔에 잠겨 우루크성(城)으로 돌아온다.
차례
001. 엔키두와의 만남
002. 숲 속의 여행
003. 길가메시와 이시타르 그리고 엔키두의 죽음
004. 영원한 생명을 찾아서
005. 홍수 이야기
006. 귀향
007. 길가메시의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