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27일 새벽,
오래 부둥켜안고 있던 장편소설 원고를 출판사로 전송했습니다.
연초에 작품을 끝냈으나 코로나19의 환란 시기에 출간을 하기가 부담스러워
6개월 넘게 품고 있으며 일곱 번의 프린트 수정, 두 번의 모니터 수정을 거쳐
도합 이홉 번의 수정작업을 끝으로 드디어 원고가 세상으로 출고 되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작품의 모니터링에 참여해 많은 수정이 이루어지고
애초 세 권으로 쓰여졌던 것이 두 권으로 재구성되고
상세한 '주'가 추가되어 픽션과 넌픽션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습니다.
메타픽션 기법, SF와 판타지가 하나의 소설에 반영되게 만들어
21세기형 소설의 한 전범을 이루어보고자 한 시도를 마무리하며
낯설게 만들기의 창조 영역에서 이루어졌던
놀라운 우주적 하모니를 제 인생의 메모리에 저장합니다.
두 번의 참담한 실패를 거쳐 세 번째만에 이룬 완성,
이 소설은 제 생애의 경험과 공부를 다 바쳐 완성한 필생의 미션입니다.
이제 이것을 이루었으니 소설을 더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앞으로는 이 문제를 화두로 품고 조용히 관조하는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창조보다 더 기쁜 일이 없다는 발견,
창조를 통해 초월을 이룰 수 있다는 발견,
이 모든 것들을 통해 인생이 한없이 깊어지는 걸 느끼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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