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말경 대관령 양떼 목장에 갔을 때
해발 900m 능선에 방목된 양떼들에게서
늙고 무관심하게 방치된 슬픔의 에너지를 접하고
몹시 불편한 마음으로 양떼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래서 전체적인 분위기로부터 오롯이
자신들만의 내밀한 시간에 집중하는 두 마리 양을 발견했을 때
무척 기쁘고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들어 셔터를 누를 수 있었습니다.
그곳의 양들에게서는 아무런 생기를 느낄 수 없고
권태와 체념과 무관심이 켜켜이 쌓여 있는 듯했는데
이 두 친구는 아마도 그런 문제들에 대해 내밀한 대화를 나누는 게 아닌지
불편한 마음을 담아 사진을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