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양양 조산리에 다녀왔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긴 단절을 끝내고 그곳으로 갈 때는
이전 시점의 기억으로 기대가 한껏 부풀었는데
막상 현장에 당도하여 느낀 첫 소감은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빛을 잃고 판이해진 풍광 앞에서
이제 이곳과의 인연이 완전히 끝이 났구나, 하는 걸 절감하고
돌아올 때까지, 돌아온 뒤에도
긴긴 인연의 속절없는 소멸을 아프게 되새겨야 했습니다.
하지만 인생 만사가 다 이와 같은 생성과 소멸, 만남과 이별이니
이것을 갈무리하고 저작하여 또다른 출발의 발판으로 삼아야겠습니다.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을 곱씹는 즈음입니다.
내 오랜 인연의 맥점(脈點), 조산리를 떠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