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 아침 일찍 집을 나서 차를 몰고 오대산으로 달렸습니다.
세 시간 반을 달려 월정사 전나무 숲길과 선재길을 걷고
다시 세 시간 반을 달려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몇 시간 동안의 트레킹과 왕복 7시간의 운전에도 불구하고
심신이 맑게 정화된 기분이 들어 별다른 피로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제가 세운 당일 운전의 최고 기록은 16시간인데
오늘의 7시간은 그것에 비하면 가벼운 것일 수 있습니다.
피로보다 달리는 동안 스트레스가 휘발되는 게 확연하게 느껴져
이런 식의 달리는 여행을 다녀온 뒤에
속도위반 과태료 고지서가 심심찮게 날아오곤 합니다.
아무려나 모처럼 산중의 맑은 공기와 햇살을 흡입하고 돌아와
온몸에서 봄의 전령사들이 소곤거리는 듯한 밤입니다.
얼음이 풀려 물길을 만드는 선재길의 도랑에서 졸졸거리던 물소리,
봄을 재촉하는 속삭임처럼 오래오래 귓전에 맴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