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잡한 호수공원의 꽃박람회가 끝나서
모처럼 햇살 부신 오전에 산책을 나갔습니다.
자연늪지 쪽으로 들어가자 늪지 한가운에 자리한 바위 위에
조각처럼 보이는 거북 떼가 움직임을 멈추고 있었습니다.
햇살이 역광으로 비추는 시간이라 나는 그것들이 조각상인 줄 착각하고
언제 저런 것들을 만들었을까, 고개를 갸웃거리며 사진을 몇 장 찍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메모리 카드에서 사진을 출력해보니 오호라,
멀쩡하게 살아있는 붉은귀거북이들이 일광욕을 하는 장면이 드러났습니다.
녀석들을 보자 여러 해 전에 몇 년 동안 기르다 너무 커버려서
과천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 기증한 살카타 거북이 생각이 났습니다.
내가 "부기"라는 이름을 붙여 기르던 그 녀석은 지금도 과천 동물원 스페인관에서
엄청난 몸집과 한껏 느린 동작을 과시하며 어슬렁거리고 있습니다.
언제 시간이 나면 녀석을 보러 가야겠습니다.
(아래 사진이 "부기"의 어릴 때 모습입니다.
녀석의 집에 모래를 갈아주기 위해 영종도 을왕리해수욕장으로 갈 때마다
녀석을 차에 싣고 가 모래사장에 풀어주곤 했는데
그때마다 녀석은 본능의 회로를 따라가듯 무조건 바닷물을 향해 맹렬하게 달려가곤 했습니다.
녀석이 아주 귀엽고 예쁘던 시절의 사진입니다.^^)
Click on the pho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