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05, 16:35 Orchard Rd, Singapore
뇌에서 '의식을 담당하는 부분'과 '행동을 관장하는 부분'이 다르다는 사실은, 초기불전의 가르침 가운데 '고(苦)의 자작자각自作自覺, 타작타각他作他覺'의 문제에 닿아 있다. '고의 자작자각'이란 '괴로움을 스스로 짓고 스스로 받는다'는 뜻이고 '고의 타작타각'이란 '괴로움을 남이 짓고 남이 받는다'는 뜻이다. 여기서 '남'이란 타인이 아니다. 앞에 쓴 '남' 은 '과거의 나'이고 뒤에 쓴 '남'은 '미래의 나'다.
자작자각은 '업을 지은 자의 과보를 받는 자가 동일하다'는 생각으로 이를 상견常見이라 부르고, 타작타각은 '업을 짓는 자의 과보를 받는 자가 다르다'는 생각으로 단견斷見이라 부른다. 둘 다 옳지 않은 흑백논리적인 생각이다. 그래서 이런 물음에 대해 부처님께서는 답을 하지 않으셨다. 침묵을 지키셨다. 이를 무기설無記說이라고 부른다. 자작자각이라고 하면 '자기동일성을 가진 자아가 존재한다'는 상주론常住論에 빠지고, 타작타각이라면 '자아의 존재나 인과응보를 부정하는' 단멸론斷滅論에 빠지기 때문이다.
'하는 뇌'와 '아는 뇌'가 같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다는 점을 실증하는 벤자민 리벳의 실험.
-김성철, 「행동한 뒤에 행동하기로 작정할까?」: 벤자민 리벳의 실험에 대한 재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