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21 16:53, Piazza inferiore di S. Francesco, 2, 06081 Assisi PG, Italy
1226년 10월 3일 선종한 성 프란치스코는 아시시에서 범죄자들이 처형되는 장소였던 '지옥의 언덕'이 예수가 못박힌 골고타 언덕을 닮았다며 죽은 뒤 그곳에 묻히기를 바랐고, 본인의 뜻대로 되었다. 선종 2년만인 1228년 7월 16일 교황 그레고리오 9세가 프란치스코를 시성하였고, 이를 기념하고자 프란치스코 무덤 위에 성당을 건설하기로 정하였다. 성인이 묻힌 언덕의 이름은 '지옥의 언덕'에서 '천국의 언덕'으로 바뀌었다. 교황 그레고리오 9세는 프란치스코의 시성식이 거행된 바로 다음날인 7월 17일에 대성당의 초석을 놓았다. 언덕 경사면에서 공사를 진행하였기 때문에 전체 구조는 하부와 상부 2개로 나뉘어졌다. 성 프란치스코의 시신은 그때까지도 부패하지 않고 온전했다는데, 2년여의 공사 기간을 거쳐 1230년 5월 25일 성령강림대축일에 새로 지어진 하부 성당에 유해를 모셨다. 상부 성당은 1239년부터 1253년까지 공사에 들어가 교황 인노첸시오 4세가 같은 해에 상부 성당과 하부 성당을 축성했다. 프란치스코 작은형제회 총장을 지냈던 교황 니콜라오 4세는 1288년 성 프란치스코 대성당에 '교황 성당(Papal Church)'이라는 지위를 부여했다.
어느 시점인지는 알 수 없으나, 프란치스코회는 프란치스코의 무덤을 비밀스러운 장소에 숨겼다. 그 작업이 은밀했기 때문에 언제 숨겼는지도 불분명하다. 어떤 자료는 1230년에 하부성당을 건축하고 성인의 무덤을 옮겨올 때부터 숨겼다고 설명하지만, 다른 자료는 15세기까지만 해도 무덤이 공개적인 장소에 있었다고 서술한다. 무덤을 숨긴 목적 또한 이슬람 세력을 걱정해서였다고도 하고, 이탈리아 가문들 간 싸움 때문이었다고도 하는 등 서로 다르다. 아무튼 어느 때부터인가 프란치스코의 무덤은 비밀스러운 장소에 있었다. 그런데 비밀이 너무 잘 지켜지는 바람에(…) 무덤의 행방이 묘연해져, 단지 하부성당의 어딘가에 묘소가 있다는 수준으로만 구전되었다.
600년 가까이 지난 19세기 초, 교황 비오 7세에게 허가를 받아 고고학자들이 하부성당에서 묘소가 있을 만한 곳을 조사하여 1818년에 결국 숨겨진 묘소를 발견하였다. 하부 성당의 제대 앞 회중석 자리에 입구가 있었고 입구 위를 덮어 성당 바닥과 일체화하여 위치를 숨겼다. 학자들이 바닥을 뜯어 입구를 찾아내자 13세기에 무덤을 보호할 때 쓰던 철제 난간이 있었고, 난간 너머로 통로를 따라 내려가자 프란치스코의 관을 안치한 지하석실이 나타났다.관이 있는 위치는 하부 성당의 제대 아래쪽과 거의 일치했다. 하부 성당에서 성직자가 제대 위에서 봉헌하는 미사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무덤 위에서 드리는 미사나 다름없었던 것. 프란치스코의 시신 곁에는 용도를 알 수 없는 금속화폐 십여 개가 있었는데, 정확한 용도는 알 수 없으나 시신 안장에 참여했던 누군가가 주술적 의미로 놓지 않았는가 짐작할 뿐이다. 현재는 하부 성당 지하에 석관을 모시고 순례자들이 참배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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