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3층(The Thirteenth Floor)'의 포스터입니다.
SF의 전설이 된 '매트릭스'와 같은 해(1999)에 나온 영화입니다만
'매트릭스'에 대한 폭발적 반응에 가려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다소 낡고 구태의연하게 느껴지는 영화적 서사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제기하고 있는 세상의 실재성에 대한 질문은
영화를 보고 난 뒤에도 많은 여운을 남깁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비실재성에 대한 얘기는
과학분야로 넘어가면 모든 물질의 내부가 99.9% 비어 있다는 사실로부터
홀로그램 우주론, 시뮬레이션 우주론, 다중우주론, 끈우주론 등등으로 펼쳐져
지금, 바로, 여기에 있는 내 존재의 실재성까지 의구심을 품게 됩니다.
이 영화도 우리가 사는 세상이 하나의 컴퓨터 프로그램일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어
이런저런 과학적 이론들과의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상징적으로 압축해 놓은 듯한 영화의 한 장면을 담은 이 포스터,
제가 좋아하는 CG 이미지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