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사진 정리를 하다가 한겨울의 빛축제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날짜를 확인해 보니 2011년 12월 29일,
지금으로부터 정확하게 7년 전 오늘의 사진이었습니다.
저 사진이 제게는 너무 낯설게 보여 충격적이었는데
사진의 어느 구석에서도 저의 존재감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존재는 '나'라는 망상이 아니라 시간일지도 모른다는 의구심!
점선면으로 이루어진 3차원이 살아 움직이는 동영상이 되려면
반드시 시간이라는 차원이 레일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것이 없다면 3차원은 정지화면의 죽은 시공간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시공간에 어른거리는 '나'라는 존재는 단지 시간의 레일을 따라 흐르는 환영이고
시간이야 말로 모든 정보를 저장하는 진정한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저 사진을 찍던 날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지난 7년 동안 '나'의 존재성은 도대체 무엇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요.
나는 생물학적 깡통이거나 물리학적 허수아비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
최근에 읽은 세계적인 생명공학자 로버트 란자Robert Lanza 박사의
[바이오센트리즘BIOCENTRISM]이라는 저술에는 다음과 같은 표현이 있습니다.
"두뇌에 관한 오늘날의 연구 결과는 '외부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실이
사실은 우리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각적 · 촉각적 경험은 자신과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외부의 독립된 세상이 아니라
우리 마음 속에서 이뤄진다. 우리가 보는 모든 것은 자신의 마음 속에 있다.
다시 말해 외부 세상과 내부 자아를 구분하는 경계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에 우리의 인식은 경험적 자아와 우주에 편재하는 에너지장이 만난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