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 밑에서 무술을 연마하던 제자가 있었다. 제자는 강호를 휘어잡을 수 있는 무술을 하루빨리 터득하고 싶은데, 어찌된 셈인지 사부는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지 않았다. 화가 난 제자, 어느 날 사부에게 이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결별을 선언하고 혼자 산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10년 뒤, 산에서 홀로 뭔가를 연마한 제자가 다시 사부를 찾아왔다.
“그래, 그동안 뭘 터득했는고?”
우쭐대며 찾아온 제자를 보며 사부가 느긋한 표정으로 물었다.
“마음을 다스려 물 위를 걸을 수 있는 놀라운 비법을 터득했습니다.”
제자가 의기양양하게 대답했다.
“허허, 거 참 한심한 놈일세 그려. 나룻배를 타면 단돈 몇 닢으로 건널 수 있는 게 강인데, 그걸 배우느라 십 년씩이나 허비해?”
聖人處無爲之事, 行不言之敎
(성인은 무위로써 일을 처리하고 말로 하지 않는 가르침을 수행한다.)
-노자, 『도덕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