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性)은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존재하게 만드는 핵심 에너지이다. 생명은 그 에너지의 추동력으로 움직이는 것이라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모든 존재들의 근원 에너지가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하는가 하는 것이다. 그것을 그것 그대로 사용하면 일과적인 섹스, 비창조적인 행위로 소멸돼 버린다. 그런 행위를 집착적으로 반복하게 되면 생명의 에너지까지 고갈된다. 모든 것이 황폐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 에너지를 창조의 바탕 에너지로 삼으면 상상을 초월하는 창조물을 얻게 된다. 지구상에 인간이 창조된 뒤 네피림들과 인간 사이에 그런 종류의 비창조적 섹스가 퍼져나갔기 때문에 지구의 지배자가 자신들이 창조한 인류를 멸절시키려 한 것이다. 성경의 창세기에 그것이 분명하게 언급돼 있지 않느냐. 성경을 위시한 대부분의 종교 경전이 섹스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다.” -소설 일부
사람들이 땅 위에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그들에게서 딸들이 태어났다.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의 아름다움을 보고, 저마다 자기들의 마음에 드는 여자를 아내로 삼았다.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생명을 주는 나의 영이 사람 속에 영원히 머물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은 살과 피를 지닌 육체요, 그들의 날은 백이십 년이다.” 그 무렵에, 그 후에도 얼마 동안, 땅 위에는 네피림이라고 하는 거인족이 있었다. 그들은 하나님의 아들들과 사람의 딸들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들이었다. 그들은 옛날에 있던 용사들로서 유명한 사람들이었다. 주님께서는,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가득 차고, 마음에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언제나 악한 것뿐임을 보시고서, 땅 위에 사람 지으셨음을 후회하시며 마음 아파하셨다. 주님께서는 탄식하셨다. “내가 창조한 것이지만, 사람을 이 땅 위에서 쓸어버리겠다. 사람뿐 아니라, 짐승과 땅 위를 기어다니는 것과 공중의 새까지 그렇게 하겠다. 그것들을 만든 것이 후회되는구나.” -(『새 번역 성경』, 새번역성경편찬위원회, 아가페, 2013, 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