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L.바라바시 / 동아시아
21세기를 지배할 새로운 사조(思潮)이자 허브(Hub) : 네트워크 과학
20세기 말에 일부 혁명적 물리학자들과 사회학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으로 시작된 네트워크 과학은 20세기까지 지배적 사고였던 환원주의(Reductionism)에 대한 반동으로 출발했다. 환원주의는 '자연을 이해하려면 구성성분을 해독하라, 부분을 이해하면 전체를 이해할 수가 있다'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지난 세기에 우리는 세계를 그 구성성분들을 통해 바라보도록 강요당했고, 이에 생명을 이해하기 위해 분자를,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원자나 초끈(Superstring)을, 유행과 종교를 이해하기 위해 예언자를 연구하도록 훈련받아왔다.
결과적으로 이제 우리가 알아야 할 조각들은 거의 모두 알게끔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조각들을 맞춰 전체를 이해하려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에 있다. 즉 자연은 다시 재조립하는 방법이 오직 하나뿐인 잘 설계된 퍼즐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였다. 자연은 매우 복잡한 시스템(Complex system)의 구성요소들이, 서로 결합하는 방법 또한 너무 많고, 나아가 매우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있다는 것이다.
네트워크 과학은 이 복잡한 세계(Complex Universe)에 대한 이해와 해답을 요구하고 전체를 유기적으로 통찰하려는 세계관이자 방법론이다. 그리고 그 해답이 네트워크를 항해(navigate)할 줄 아는 능력과 네트워크의 구조(structure)와 위상(topology)에 있다는 것을 지론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네트워크들이 어떻게 생겨나며, 어떻게 진화하는가를 다룬다. 그래서 자연,사회, 그리고 비즈니스에 대한 그물망적(Web-based) 시각을 제시하며, 웹(Web)상에서 일어나는 민주주의 법칙에서부터 인터넷의 취약성이나 바이러스의 치명적 전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슈들을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준거틀을 제공해주고 있다.
-모든 것은 모든 것에 잇닿아 있다-(보르헤스)
칵테일 파티에서 테러리스트 세포 조직에 이르기까지, 박테리아부터 국제적 거대 기업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것들은 네트워크이며, 또한 눈부신 과학 혁명의 한 부분이다. 21세기 초 한 무리의 이단적 과학자들은 모든 네트워크가 심오한 질서를 갖고 있으며, 단순하면서 강력한 법칙들에 따라 작동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것은, 네트워크를 알게 되면 유행과 바이러스의 확산, 생태계의 강인성, 경제 구조의 취약성, 그리고 심지어는 민주주의의 미래에 대해서도 알 수 있게 해준다는 약속이었다.
이제 "노드(node)와 링크(link)"에 대한 과학 혁명의 최일선에 선 한 과학자가 직접 우리를 네트워크 혁명의 한가운데로 안내한다. 알버트 라즐로 바라바시는 18세기 후반 스위스의 수학자 레오나르드 오일러가 그래프 이론(graph theory)을 개척한 이야기에서부터, 세포 네트워크에 대한 새로운 이해에 기초하여 암 치료제가 개발된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상호연결된 시스템들의 매혹적인 역사를 추적해 들어간다.
바라바시는, 빛나는 이야기와 번뜩이는 통찰력을 절묘하게 결합해 가면서, 다양한 과학 분야에서 네트워크를 맵핑하고 있는 현대의 수많은 지도 제작자들을 소개해 준다. 이들 과학자들은 강력한 컴퓨팅 파워에 의거해 사회 네트워크, 기업, 그리고 세포들이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들의 발견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상호연결된 세상에 대해 전혀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준다.
[링크]는 어떻게 구글(Google)이 가장 인기 있는 검색엔진이 되었는지, 버논 조르단(Vernon Jordan)의 사회적 네트워크가 미국 경제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 비밀을 드러내 보여준다. 알 카이다와 같은 테러리스트 조직을 분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그리고 왜 아인슈타인의 발견이 우리 삶 속의 네트워크를 보는 시각을 뒤바꾸어 놓을 수 있는지를 우리는 알아차리게 된다.
분명한 것은, 네트워크의 구조와 작동에 대한 이해는 우리 세계를 불가역적으로 바꾸어 놓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완벽한" 비즈니스를 설계할 수도, 질병이 온 세상에 퍼지기 전에 막을 수도 있게 해준다. 매우 직접적이면서도 권위 있는 서술로 가득 찬 『링크』는 과학의 미래가 어떻게 되어갈지를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