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효서 / 스토리코스모스
구효서의 소설집 『세상은 그저 밤 아니면 낮이고』에 수록된 소설들은 대부분은 사랑을 바탕에 깔고 그 표면적 서사로 핍진한 인생사를 다루고 있는 소설들이다. 그 소설적 변주에 대해 박상우는 발문의 제목을 「세상은 그저 역마살 아니면 공방살이고」라고 받아 수록 소설들의 공통분모를 해석한다. 설정된 사랑과 어긋나는 사랑, 그리고 역마를 몰고 달리는 인생과 뒤에 남아 공방을 지키는 인생의 양극성이 우리네 인생살이의 다람쥐쳇바퀴라는 해독이다.
이 책에 수록된 소설 여섯 편은 구효서의 작가 인생에서도 각별한 의미를 지니는 것들이다. 「깡통따개가 없는 마을」은 두 아이를 둔 가장으로 무작정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작가의 길로 나서 공포에 떨던 시절의 실제 이야기에 가까운데 그 작품이 문단의 주목을 받음으로써 비로소 작가로서의 길이 열리게 됐다는 것. 뿐만 아니라 「그녀의 야윈 뺨」과 「나무 남자의 아내」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그 진가를 이미 인정받은 작품들이라 이 소설집이 구효서의 전업작가 인생에서는 더욱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 소설적 기본기 내지 작가적 자세에 대해 박상우는 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퀴어 소설이 대세라고 떠들고 한남(한국 남자)을 물어뜯는 갈라치기 소설만 쓰면 주목받는 작금의 문단 세태를 지켜보노라면 구효서 소설의 의연한 진면목이 역으로 두드러진다. 세상은 어떤 시대 어떤 세대가 와도 자전 아니면 공전, 낮 아니면 밤, 남자 아니면 여자, 역마살 아니면 공방살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게 기본인 것이다.
목차
세상은 그저 밤 아니면 낮이고 ---07
그녀의 야윈 뺨 ---41
철갑나무가 있는 광장 ---73
아침 깜짝 물결무늬 풍뎅이 ---103
깡통따개가 없는 마을 ---141
나무 남자의 아내 ---173
작가의 말: 초발심을 되살리게 하는 사랑의 언어들 ---255
발문: 인생은 그저 역마살 아니면 공방살이고 ---2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