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오전에 우연히 휴대폰 갤러리를 열었더니
언제 찍은 것인지 기억나지 않는 이런 사진이 저장돼 있었습니다.
촬영일시를 보니 2022년 11월 5일 오후 11시 28분.
강의를 하고, 작가들과의 약속이 있었던 그날,
언제 어디서 저런 사진을 찍은 것인지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11시 28분이면 만남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인데
마치 내가 찍은 게 아니고 피사체 스스로 찍히게 만든 장면처럼 보였습니다.
신기한 것은 사진에 찍힌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인데
보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신기한 물체, 미확인 물체라고 했는데
어쩐 일인지 저는 저 피사체가 무엇인지 조금도 궁금하지 않았습니다.
내 마음의 무엇인가가 외부로 노출되어 찍힌 듯한 느낌,
딱 그런 생각이 들게 하는 사진으로만 보였습니다.
내 마음의 미확인비행물체, 잊을 만하면 한번씩 나타나 찍히곤 하는 것들,
우주적인 관점에서는 제 자신이 미확인비행물체라는 견해입니다.
지구에 랜딩하고 미션을 수행중인 지금은
인간의 몸을 입고 자체자동로봇self-automated robot의 삶을 사는 처지입니다.
지구는 정말 적응하기 힘들고 거친 아비규환의 감옥행성으므로
돌아가는 그날까지 조용히, 그림자처럼 살아야겠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