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종로에서 임진각까지
이틀 동안 지속된 동선에 따라 포착된 파편적인 장면들입니다.
각인 효과처럼 전체적 흐름 속에서
저절로 돌출되는 장면을 포착하면
그것들 사이의 연계성과 연속성은 소멸되고
종로에서 임진각까지의 시공간도 연결고리를 상실합니다.
이윽고 내가 무엇을 위해 종로에서 임진각까지 이동했는지
개별적 존재성도 이이없이 휘발되어버립니다.
의식적으로 커팅된 장면들 사이에 연결고리를 만드는 일,
그것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곰곰 되새겨보는 시간입니다.
입자와 파동, 운동량과 위치 사이에 발생하는 양자역학적 불확정성,
날마다 파편처럼 모자이크된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그것에 별차원적이고 작위적인 시간성을 부여해
하나의 동영상으로 착각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