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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 여름에는 매미소리가 그악스럽게 들리다가 어느 해 여름에는 깊은 정적이 이어져 매미소리를 들으려 일부러 귀를 기울인 적이 있었다. 그 많던 매미들이 다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그런 현상에 대한 사유와 탐찰로부터 이 소설은 시작되었다. 그때 나는 삼십대였고, 주변에 불안정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돌이켜보면 세월의 흐름 속에서 정말 많은 존재들이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졌다. 그래서 한 시절, 한 시대의 벽화를 그리는 심정으로 나는 이 소설을 썼다.
사람도, 사랑도, 지나고 보면 모두 기억의 벽화가 된다. 사라지지 않은 것들에 대한 기억은 무감동한데 신기하게도 사라진 것들에 대한 기억은 공허와 여백으로 남아 자극을 받을 때마다 강렬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 미지로 간 존재들에 대한 견딜 수 없는 그리움ㅡ이 소설은 내가 살아낸 삼십대의 시절 벽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