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 주변에 벚꽃 길이 다섯 군데나 있어
해마다 이맘때쯤 되면 주변이 놀라울 정도로 환해지고
며칠 지나면 꽃가루가 눈가루처럼 날려 도로를 뒤덮어버립니다.
지난주부터 작업할 것들이 많아져 벚꽃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다가
오늘 해질 무렵, 대부분의 작업을 종료하고 밖으로 나섰는데
산책길에서 차이 나는 벚꽃 클라쓰를 만나 우뚝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고목에 가까운 벚나무 수피에서 저렇게 초롱초롱한 녀석들이 피어나
나도 모르게 카메라를 꺼내들게 만들었습니다.
벚꽃 엔딩이 시작되기 전, 석양을 등지고 선 내 그림자도 만나고
오랜만에 봄기운을 만끽하며 완전체로 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