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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 겨울, 술을 마시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는 길에 술에 만취한 여성 둘이 차도로 내려와 위험하게 손을 흔들며 택시를 잡고 있었다. 그것을 본 기사가 욕을 하며 자신의 무용담(그는 택시에서 만취 여성을 성추행하는 걸 자랑으로 생각하는 인간이었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자기 흥에 도취했는지 뒷좌석에 앉은 나의 반응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듯했다. 그날 그 개자식의 무용담을 듣고 택시에서 내린 뒤, 나는 술이 완전히 깨어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고 기가 막히다는 생각을 했었다. 뽀얀 입김을 내뿜으며 하늘을 향해 욕설을 내뱉었던 것 같은데, 왠지 모르게 가슴이 너무 아팠다. 그후로 거의 일년 반 정도 그 개자식의 무용담이 뇌리를 떠나지 않아 때마다 가슴이 저려오는 통증을 느끼곤 했다. 그렇게 힘겹게 견디다가 때에 이르러 내 속에 누적되어 있던 에너지가 무섭게 폭발하기 시작했다. 빙의된 듯이 이 소설을 썼는데, 중편소설에 다섯 명의 주인공을 등장시켰으니 투자된 에너지는 장편소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아무튼 이 소설을 내가 모르는 '그녀'에게 바친다. 이 땅의 숱한 '그녀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