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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오대산 월정사로 진입하는 지점에서 진고개로 넘어가는 구간에 있는 야생동물 이동통로를 보면서 구상한 소설이다. 내가 오대산을 오간 횟수는 어림짐작으로도 헤아리기 어렵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들락거렸으니 머리 깎고 절로 들어갈 팔자를 모면하려 무시로 들락거린 것인지도 모른다. 아무려나 진고개를 넘어가는 과정은 오를 때나 내려갈 때나 아슬아슬한 묘미가 있는데 그 길을 숱하게 오가며 이렇게 끔찍한 인간세상의 참상을 떠올렸으니 수려한 오대산과 소금강 산세에 두루두루 미안한 마음이다. 쓸 때도 가슴이 아팠지만 쓰고 난 뒤에도 내구력이 생기지 않아 읽을 때마다 진저리를 쳐대곤 했다. 이런 소설을 왜 쓰나, 이런 소설을 왜 써야 하나. 참으로 이런 소설을 쓰지 않을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인간성을 말살하고 인간성이 말살당하는 세상에서 행복의 척도가 오직 돈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이 소설을 읽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토 나올지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