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5일 밤 11시경,
아파트 단지 옆에 있는 공원으로 나갔습니다.
등나무 벤치에 앉아 앞을 내다보니
건너편 주상복합아파트가 환상적인 마천루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다음날 다시 메인 카메라를 가져와 찍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틀 뒤, 거의 같은 시간대에 카메라를 가지고 공원으로 나갔는데
어쩐 일인지 이틀 전의 그 선명도, 구도, 몰입감이 전혀 살아나지 않았습니다.
이리저리 위치를 바꾸어봐도 도무지 사진이 될 가능성이 없어보였습니다.
결국 메인 카메라 작업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결정적인 순간은 원할 때마다 재현되는 게 아니라는 것,
그날 밤 휴대폰으로 그 결정적인 순간을 남긴 게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연처럼 다가오는 결정적인 한 순간,
그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늘 준비된 자세로 살아야겠습니다.